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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기 5분 스피치] 사랑
송하민2025-03-04

사랑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연인 간의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의 마지막 연애는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돼서 이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대신 오늘 저는 더 넓은 의미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삶의 이유가 무엇입니까? 질문을 바꿔서 여쭤보겠습니다. 무엇이 여러분을 죽음으로부터 막고 있습니까?
저는 지금까지 캄보디아, 미국, 한국에서 살아왔습니다. 각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종교에서, 어떤 사람은 개인의 신념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그냥 태어났으니까 살아가는 거라고 했죠.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들의 삶 속에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며,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가 결국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왜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군대에 있을 때 제 후임 중에 관심병사가 있었습니다. 많은 간부와 병사들이 그를 혼내거나 피하려고 했어요. 여러 선임들을 신고했고, 여러 가지로 말이 많이 나오던 친구였습니다. 저는 다른 병사들에 비해 나름 잘해줬다고 생각했습니다. 웃어주고, 가벼운 농담도 건넸으니까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어엿한 한 명의 그리스도인으로서 훌륭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평소와 같이 근무를 하던 중, 그 후임이 스스로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 친구를 진심으로 위해 웃어주고 말을 걸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고를 당하기 싫어서, 저에게 피해가 올까 봐, 회피하려고 웃어준 것이었죠. 거기에는 진정한 사랑이 없었습니다.

물론 변명을 할 수도 있겠죠. 저는 그의 가정사를 몰랐고, 간부들이 방치한 책임도 컸을지 모릅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해줬다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결국 그 친구는 이 세상에 없고, 그런 변명들은 닿지 못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그때 제가 진심으로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면 제 행동은 달랐을 겁니다. 단순히 웃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를 더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진심으로 다가가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겠죠.

그때 이후로 저는 사랑이 단순히 감정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사랑의 시작은 이해하려는 태도이고, 관심을 기울이는 행동입니다. 단순히 웃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걸요.

지금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지만, 저 역시 사랑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디까지 깊어질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친구가, 때로는 낯선 사람조차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사랑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사랑을 다시 공유해야 합니다.

사실 제 사랑은 정말 초라하고 보잘것없습니다. 속이 좁아서 사랑하려다가도 쉽게 포기하고, 공감 능력도 부족해서 누군가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말주변도 부족해서 쉽사리 남에게 먼저 다가가기 힘들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배우고 싶습니다. 대학에서 전공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의 이유는 모두를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족, 친구뿐만 아니라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저씨까지도 모두 사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웃어주고 참는 것이 사랑이 아닙니다. 때로는 꾸짖고, 화를 내야 할 때도 있으며, 단기적으로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어렵기에, 제가 처한 상황마다 사랑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에, 저는 오늘도 사랑을 배우려고 합니다. 친구들에게 더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믿습니다.
내가 주변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그 사랑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거라고.
그 사람이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 계속 이어진다면, 언젠가 우리 사회도 다시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될 거라고요.

지금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보다는 싸우는 데 익숙해진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연령대, 젠더, 인종, 정치, 국가, 소속, 학벌, 종교와 같은 여러 분야에서 수많은 갈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작은 사랑의 불씨가, 한국을 다시 사랑하는 사회로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사랑을 단순히 받고 느끼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사랑은 실천될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배워야 합니다. 사랑하는 법과, 그 사람에게 맞는 사랑의 방식을요.
다른 이들에게 삶에서 사랑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세요.
그들이 하루 더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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